제품에서 나는 소리의 절반은 기구설계가 만듭니다 - 삐걱임을 없애고 닫힘음을 다듬는 일

제품에서 나는 소리의 절반은 기구설계가 만듭니다 - 삐걱임을 없애고 닫힘음을 다듬는 일

사용자는 제품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귀로도 평가합니다. 손에 쥐고 살짝 힘을 주었을 때 나는 미세한 삐걱임, 흔들면 안에서 달그락거리는 무언가, 책상에 내려놓을 때의 가벼운 울림. 이 소리들은 사양표 어디에도 없지만, "왠지 싸 보인다"는 인상의 상당 부분을 만들어냅니다. 반대로 부드럽고 묵직하게 닫히는 커버의 소리 하나가 제품 전체의 품질감을 끌어올리기도 합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제품의 소리는 스피커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구조에서도 나오며, 구조가 내는 소리는 우연이 아니라 설계의 결과입니다. 이전 글에서 버튼의 누르는 감각이 촉각의 설계였다면, 이번 글은 청각의 설계입니다. 없애야 할 소리를 없애고, 남길 소리를 다듬는 일 모두가 기구 도면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테이블 위에 놓인 패브릭 마감의 기기

사용자의 귀는 스피커의 소리만이 아니라 구조가 내는 소리까지 함께 듣습니다.

의도하지 않은 소리는 어디서 오는가

구조가 내는 원치 않는 소리는 대개 세 갈래입니다. 첫째는 "부품 사이의 소리"입니다. 유격이 큰 부품들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달그락거림으로, 흔들었을 때 안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대표적입니다. 배선이 고정되지 않아 케이스 안에서 떠다니거나, 배터리가 자리에서 놀거나, 버튼 캡이 구멍 안에서 흔들리는 경우입니다. 공차와 유격을 다뤘던 관점 그대로, 움직여야 할 부품과 고정되어야 할 부품을 구분하고 고정될 것들에게 확실한 자리를 주는 것이 해법입니다.

둘째는 "구조 자체의 소리"입니다. 케이스를 쥐면 나는 삐걱임은 대개 맞물린 면들이 힘을 받아 미세하게 미끄러지며 내는 소리로, 결합부의 설계와 리브의 배치가 좌우합니다. 얇고 넓은 면은 가볍게 두드려도 울리는 북이 되기 쉬우므로, 리브로 면을 나누어 울림을 잡습니다. 셋째는 "움직이는 부품의 소리"입니다. 모터와 팬처럼 스스로 진동하는 부품은 그 진동을 케이스에 전달해 제품 전체를 스피커로 만들어버립니다. 진동원을 케이스에 단단히 직결하는 대신 부드러운 지지 구조로 사이를 끊어주는 것이, 온도에서의 열 분리, 음성에서의 진동 분리와 같은 원리로 여기서도 적용됩니다.

남길 소리는 다듬어서 남깁니다

모든 소리를 없애는 것이 목표는 아닙니다. 어떤 소리는 제품이 사용자에게 보내는 확인의 언어입니다. 배터리 커버가 제자리에 잠겼다는 또렷한 잠김음, 자석 커버가 부드럽게 내려앉는 소리, 다이얼이 한 칸씩 돌아가는 절도 있는 느낌의 소리는 화면 없이도 "제대로 되었다"를 전달합니다. 빛과 소리와 진동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설계를 다룬 적이 있는데, 그때의 소리가 회로가 만드는 신호음이었다면 이번의 소리는 구조가 만드는 기계음이고, 이 기계음은 소리의 톤까지 설계의 대상입니다.

  • "잠김의 소리": 스냅핏이 걸리는 순간의 소리는 걸림 구조의 형상과 재료가 정합니다. 얇고 높은 딸깍임과 낮고 묵직한 톡 소리는 같은 기능이라도 다른 품질감을 전달합니다
  • "닫힘의 감속": 뚜껑이나 커버가 끝에서 살짝 저항을 받으며 부드럽게 닫히도록 하는 구조는 소리를 죽이는 동시에 고급감을 만듭니다. 세게 부딪히며 닫히는 소리는 그 자체로 감점입니다
  • "조작의 절도": 돌리고 미는 조작부에 단계감을 주는 구조는 소리와 촉감을 함께 만들며, 사용자가 눈을 떼지 않고도 조작량을 알게 합니다
정밀 측정 도구와 함께 놓인 작은 부품

좋은 소리와 나쁜 소리의 차이는 감각의 문제이기 전에 치수와 구조의 문제입니다.

소리는 세월과 함께 변합니다

출고 시점에 조용하던 제품이 몇 달 뒤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반복 사용으로 결합부가 느슨해지고, 온도 변화로 재료가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부드러운 부품이 눌린 채 자리를 잡으면서 처음의 유격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리의 검증은 새 제품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 개폐와 온도 변화를 겪은 뒤의 상태까지 확인해야 완성됩니다. A/S를 고려한 분해 구조를 다뤘을 때처럼, 시간이라는 축을 검증에 넣는 것입니다.

️ 실무 팁: 조용한 방에서 제품을 괴롭혀 보십시오

시제품 검수 항목에 "소리 점검"을 한 줄 넣으시기 바랍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조용한 방에서 제품을 흔들고, 쥐고 비틀 듯 힘을 주고, 각 면을 손가락으로 두드리고, 여닫는 부위를 수십 번 반복해 보는 것입니다. 달그락거림은 고정되지 않은 무언가를, 삐걱임은 결합부의 미끄러짐을, 특정 면의 울림은 리브가 필요한 자리를 알려줍니다. 귀로 들은 것을 말로 기록해 개발사에 전달하면, 그것이 그대로 다음 차수의 수정 목록이 됩니다.

판단 기준은 한 문장입니다

"눈을 감고 이 제품을 다뤄봤을 때 들리는 소리들이, 우리가 의도한 소리뿐인가." 흔들었을 때의 침묵, 쥐었을 때의 단단함, 닫았을 때의 기분 좋은 소리 하나까지가 의도의 결과라면, 그 제품의 만듦새는 귀로도 증명됩니다. 버튼의 촉감이 그랬듯, 소리 역시 사양표에는 없지만 사용 후기에는 반드시 등장하는 품질입니다.

목재 표면 위 기기의 근접 촬영

조용해야 할 곳의 침묵과 들려야 할 곳의 소리가 함께 설계될 때 품질감이 완성됩니다.

제언: 귀로 검수하는 항목을 설계에 넣으십시오

제품의 소리는 출시 후에 발견해서 고치기 가장 번거로운 품질 항목 중 하나입니다. 소리의 원인이 유격, 리브, 결합부, 진동 분리 같은 구조에 있어서, 고치려면 금형과 도면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시제품 단계에서 소리를 검수 항목으로 다루면, 도면 위의 작은 수정만으로 조용하고 기분 좋은 제품이 만들어집니다. 다음 시제품을 받으실 때, 눈과 손에 이어 귀의 검수까지 더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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