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는 몇 층으로 만들어야 할까 - 층수를 결정하는 것은 단가가 아니라 신호입니다

PCB는 몇 층으로 만들어야 할까 - 층수를 결정하는 것은 단가가 아니라 신호입니다

기판 설계 견적을 받아보신 창업자분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2층으로 하면 더 싸다는데, 그냥 2층으로 가면 안 될까요?" 자연스러운 질문입니다. 층수가 늘면 기판 단가가 오르고, 양산 수량이 곱해지면 그 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 됩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단가만으로 답하면, 시제품은 잘 되었는데 양산품에서 통신이 끊기고 인증 시험에서 되돌아오는 제품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기판의 층수는 단가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 기판 위를 어떤 신호가 어떤 속도로 지나가는가"로 정해야 합니다. 층수는 단순히 배선을 그릴 공간의 양이 아니라, 신호가 깨끗하게 흐를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결정은 시제품 기판을 그리는 시점에 내려져야 합니다. 층수를 나중에 바꾸는 것은 수정이 아니라 재설계입니다.

녹색 회로 기판의 배선 근접 촬영

겉으로 보이는 배선 아래에 몇 개의 층이 있는지가 신호의 품질을 결정합니다.

층은 배선 공간이 아니라 신호의 바닥입니다

층수를 배선이 들어갈 공간으로만 이해하면 "부품이 적으니 2층으로 충분하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하지만 다층 기판의 진짜 가치는 배선 층 사이에 끼워 넣는 "통째로 된 판"에 있습니다. 한 층 전체를 그라운드로, 다른 한 층 전체를 전원으로 채우면, 신호선 바로 아래에 끊김 없는 기준 바닥이 깔립니다. 신호는 이 바닥을 짝으로 삼아 흐르며, 바닥이 온전할수록 신호는 깨끗하고 바깥으로 새어 나가는 전자파는 줄어듭니다.

2층 기판에서는 이 바닥을 온전히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한쪽 면에 부품과 신호선을 그리고 반대쪽 면을 그라운드로 쓰려 해도, 반대쪽 면에도 배선이 지나가야 하므로 그라운드가 군데군데 끊어집니다. 같은 회로도로 다른 제품이 만들어진다는 그라운드 설계의 이야기를 드린 적이 있는데, 층수는 그 설계가 애초에 가능한 판을 만들어 주는 전제 조건입니다. 설계자의 솜씨로 2층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제품과, 솜씨로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는 제품을 구분하는 것이 층수 결정의 본질입니다.

2층으로 충분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

느린 신호로 단순한 일을 하는 제품, 예컨대 버튼과 표시등과 간단한 센서로 이루어지고 무선 기능이 없으며 크기의 여유가 있는 제품은 2층으로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배선이 여유롭게 펼쳐지고, 그라운드도 상당 부분 유지되며, 단가의 이점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영역입니다. 반대로 아래의 조건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층수를 늘리는 비용은 "추가 비용"이 아니라 "제품이 동작하기 위한 기본 비용"으로 봐야 합니다.

  • "무선 통신": 블루투스·와이파이 등 무선 기능은 안테나 주변의 그라운드 조건에 민감합니다. 안테나 위치가 통신 거리를 결정한다는 이야기와 같은 맥락으로, 온전한 그라운드 층이 있어야 안테나가 설계된 성능을 냅니다
  • "빠른 신호": 카메라·디스플레이·고속 메모리처럼 빠른 신호가 오가는 제품은 신호선과 기준 바닥의 거리가 일정해야 합니다. 이 조건은 다층 구조에서만 안정적으로 만들어집니다
  • "작은 크기": 부품을 좁은 면적에 넣어야 하는 제품은 배선이 여러 층으로 나뉘지 않으면 물리적으로 그려지지 않습니다. 소형화 요구는 곧 층수 요구입니다
  • "인증 통과": 전자파 시험은 기판이 바깥으로 얼마나 새는지를 봅니다. 온전한 그라운드 층은 전자파를 줄이는 가장 근본적인 수단이며, 2층에서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층수를 늘리며 재설계하는 사례는 드물지 않습니다
  • "민감한 측정": 작은 신호를 정밀하게 읽는 측정형 제품은 잡음에 민감하므로, 아날로그 부위 아래의 조용한 바닥이 측정 품질을 좌우합니다
어두운 배경 속 회로 기판 부품들의 근접 촬영

무선, 고속 신호, 소형화, 인증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층수는 선택이 아니라 조건입니다.

단가 계산에서 자주 빠지는 항목

2층과 4층의 단가 차이만 비교하면 2층이 언제나 이깁니다. 그러나 이 비교에는 빠진 항목들이 있습니다. 2층에서 배선이 어렵다면 기판이 커지고, 기판이 커지면 케이스가 커지며 재료비도 오릅니다. 그라운드가 끊긴 기판은 잡음 대책으로 부품이 추가되고, 그 부품들이 다시 공간과 비용을 씁니다. 인증에서 되돌아오면 재설계와 재시험의 비용과 시간이 들고, 출시 후 통신 불안정으로 반품이 생기면 그 비용은 계산조차 어렵습니다.

그래서 층수의 비교는 기판 단가의 비교가 아니라 "제품 전체 비용과 위험의 비교"여야 합니다. 이 계산에서 층수를 늘리는 쪽이 이기는 제품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반대로, 이 계산을 정직하게 해도 2층이 이기는 제품이라면 자신 있게 2층으로 가시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결론이 아니라 계산에 무엇을 넣었는가입니다.

️ 실무 팁: 층수 논의는 "신호 목록"을 놓고 하십시오

개발사와 층수를 논의하실 때 단가표 대신 이 질문으로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기판에서 가장 빠른 신호와 가장 민감한 신호는 무엇이고, 무선 기능이 있는가." 그 답이 층수를 정하는 근거가 되고, 창업자는 왜 그 층수인지를 이해한 상태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시제품 기판의 층수는 양산 기판의 층수와 같게 가는 것이 원칙입니다. 시제품에서 2층으로 확인한 동작이 양산에서 4층으로 바뀌면, 그것은 이미 다른 기판이고 검증을 다시 해야 합니다.

판단 기준은 한 문장입니다

"이 기판의 층수를 정한 근거가 단가표인가, 신호 목록인가." 신호 목록이 근거라면 그 층수는 몇 층이든 옳은 결정이고, 단가표만이 근거라면 시제품 이후의 어느 단계에서 그 결정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기판의 층은 보이지 않지만, 제품의 통신 거리와 인증 결과와 측정 품질로 반드시 드러납니다.

회로 기판을 담은 흑백 근접 사진

보이지 않는 층의 결정이 보이는 성능을 만듭니다.

제언: 층수는 시제품 기판에서 양산까지 함께 가는 결정입니다

기판의 층수는 한 번 정하면 제품의 수명 내내 함께 가는 구조적 결정입니다. 시제품 단계에서 신호의 성격을 기준으로 층수를 정하고, 그 층수를 양산까지 유지하는 것이 재설계와 재인증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다음 기판 견적을 받으실 때, 층수 항목 옆에 "왜 이 층수인가"를 함께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그 답이 명확한 설계가 오래 가는 제품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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