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만들면 견적이 얼마정도 나오나요?   제품제작

개발업체가 가장 당황하는 순간

제품개발 견적 상담 및 비용 계산 회의

"이 정도 크기에 이런 기능들이 들어가면 대략 얼마정도 될까요?" 개발업체라면 누구나 매일 듣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 정확히 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마치 "집을 짓고 싶은데 얼마나 드나요?"라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평수도, 위치도, 자재도, 설계도면도 없이 정확한 건축비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죠. 제품개발도 마찬가지입니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대략적인 예산 계획을 세우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디자인, 금형, 기능 구현, 인증까지 다 포함해서 얼마예요?"라고 물으면서 도면은 물론 구체적인 사양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면, 개발업체는 정말 답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그래도 "대충이요"라고 다시 묻는다면, 이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소통입니다.

왜 도면 없이는 견적이 불가능할까

금형 비용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같은 크기의 제품이라도 형태에 따라 금형비가 몇 배씩 차이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직사각형 케이스와 복잡한 곡선이 들어간 케이스는 완전히 다른 가격대입니다. 또한 분할선의 위치, 언더컷의 유무, 표면 처리 방식에 따라서도 비용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런 세부사항들은 정확한 도면이나 3D 모델링 없이는 파악할 수 없습니다.

기능 구현 비용도 마찬가지입니다. "블루투스 기능"이라고 하더라도 단순한 페어링만 하는지,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지, 여러 기기와 동시 연결이 가능해야 하는지에 따라 개발 난이도와 비용이 천차만별입니다. "LED가 켜지는 기능"도 단순한 온오프인지, 밝기 조절이 가능한지, 색상 변경이 되는지, 패턴 제어가 필요한지에 따라 회로 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이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도 궁금한 예산, 이렇게 접근하세요

그렇다면 초기 단계에서는 어떻게 예산을 가늠해볼 수 있을까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단계별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우선 "컨셉 디자인과 기본 설계"만으로 1차 견적을 받아보세요. 이 단계에서는 대략적인 외형과 주요 기능만 정의하면 됩니다. 200-500만원 수준의 비용으로 구체적인 설계도면과 사양서를 만들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정확한 제작 견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범위별 견적"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최소 기능만 구현한 버전", "기본 기능 버전", "풀 옵션 버전"으로 나누어 각각의 예상 비용대를 물어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개발업체도 답하기 쉽고, 창업자도 예산에 맞는 현실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본 기능만으로 시작해서 나중에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개발업체와 현명하게 소통하는 방법

개발업체에 견적을 문의할 때는 "정확한 견적이 어려운 상황인 것을 이해한다"는 전제를 깔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면이 없어서 정확한 견적은 어려우시겠지만, 예산 계획을 위해 대략적인 범위라도 알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면, 개발업체도 더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려고 할 것입니다. 무작정 "얼마예요?"라고 묻기보다는 상황에 대한 이해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예산의 상한선을 미리 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1000만원 정도 예산으로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까요?"라고 물으면, 개발업체는 그 예산 안에서 가능한 현실적인 대안들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예산을 숨기고 견적을 받으려 하면 오히려 과도한 사양의 견적을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솔직한 소통이 서로에게 도움이 됩니다.

정리하며

"이렇게 만들면 얼마예요?"는 자연스러운 질문이지만, 정확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충분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도면이나 상세 사양 없이 정확한 견적을 요구하는 것은 개발업체와 창업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대신 단계별 접근, 범위별 견적, 솔직한 소통을 통해 현실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나가는 것이 성공적인 제품개발의 시작입니다. 완벽한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자세가 중요합니다.